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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여행 8박 9일 몽골여행. 6일차 (아시하이 리조트로 이동)
어제까지 이야기가 궁금하시면2026.09.23 - [분류 전체보기] - 느린여행 8박 9일 몽골여행. 5일차 3편 (별이 빛나는 밤) 6일차 (에너지 게스트하우스) 새벽 3시부터 불 살리기어젯밤 자다가 너무 추워
justrips.charmleader.com
7일차
기온이 이미 영하
아침에 나가보니 서리가 내렸다.

엄청 춥다.
한국은 9월 날씨가 그렇게 좋다는데.
여기는 겨울 느낌.
그래도 나는 날씨보다 경치가 우선이다.
밤에는 별의 일주운동을 찍어보겠다고 카메라도 설치했다.
결과는 나중에.

별 찍다가 귀신 만날 뻔
어제 밤에는 별이 정말 많았다.

호수 앞이라 더 멋졌다.
문제는 너무 춥다는 것.
옷을 몇 겹이나 입어도 덜덜 떨린다.

게다가 호수 앞이라
귀신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살목지를 괜히 봤다.
별 사진 찍다가 카메라를 잘못 돌려
내 얼굴 쪽으로 찍힌 걸 보고
순간 귀신 찍힌 줄 알았다.
겁나서 카메라도 제대로 못 쳐다봄.
5시간 넘게 별사진이 찍힌 줄 알았는데
결국 영상은 안 찍혔다.
버튼을 안 눌렀나보다.
아니면 귀신에게 홀렸거나.
으흐흐흐.
새벽에는 설치해둔 카메라가 잘 있나 궁금해서
드론으로 정찰을 보냈다.
게르 안에서 조종.
드론 폭격은 이렇게 하는 거다.
그런데 나무에 걸림.
음….
정찰 실패.

호수가 끓고 있다
아침에 다시 나가보니
호수에서 연기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밤에도 계속 김이 펄펄 올라왔다.

물론 연기가 아니라 안개.
차가운 공기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호수가 끓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풍경은 처음 본다.
예전에 전설의 고향에서는 많이 봤다.

전화가 안 된다
오늘은 숙소를 나가야 한다.
문제는 전화.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안 터진다.
택시를 불러야 집에 갈 수 있는데
큰일이다.
밖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아저씨와 여자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통화 상품권을 충전해주셨다.
우리 돈으로 5천원 정도.
돈을 드리려고 했는데 안 받겠다고 한다.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이 두번째다.
몽골 사람들 왜 이렇게 착한거지?

그래서 대신 사진을 찍어드리기로 했다.
360 영상도 두 개 만들어드림.
서로 줄 수 있는 걸 주고받는 중.
서리 내렸는데 맨발?
춥다고 했더니
자기들은 어릴 때 이런 데서 맨발로 다녔다고 한다.
그래?
그럼 나도 한번.


맨발로 걸어봤다.
발은 시리다.
그래도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
그런데 그분들은 아예 물에 들어간다.
음….
나도 따라 들어감.
물에서 김이 나는 걸 보면
공기보다는 물이 따뜻할 것 같다.
진짜 그랬다.
물 밖보다 물 안이 낫다.

리조트에 손님 3 명이 전부라고?
식당 분위기가 정말 좋다.
창밖으로 호수가 보이고
안은 따뜻하다.
그런데 손님은 나를 포함해서 딱 세 명.
오늘 조식 인원은 3명이 전부라고 한다.
비수기라 사람이 거의 없단다.
성수기에는 꽉 찬다고.
아침에 서리 내린 걸 보니
왜 비수기인지 이해된다.


조식은 꽤 소박하다.
야크 고기국.
야크탕.
야크크림.
야크버터.
여기는 야크 없으면 굶어 죽을 판이다.

오늘은 여기서 죽치자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도 거의 없다.
그나마 터지는 곳 중 한 곳이 여기 식당.
오늘은 그냥 종일 여기서 죽치기로 했다.

몽골 왔는데 고기 좀 썰어보자
스테이크 60K. 투그릭
약 2만4천원.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좀 비싼 음식을 주문했다.
이제 멀리 이동해야 하니
고기로 배 채우자.
생각보다 부드럽고 맛은 좋다.
다만 양념이 너무 짜서
혓바닥이 절여진 듯 하다.

늑대인가 개인가
근처에서 동물 하나 발견.
숲에 가끔 늑대가 나온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좀 헷갈린다.
늑대인가?
개인가?
내 앞에서 똥 싸는 거 보면
개 같음.
똥자존심
찬물 수영 한다는 그 사람말이 머리를 떠나질 않는다.
해보자. 물 빛이 이렇게 예쁜데.
물 색깔은 이미 열대기후 몰디브이다.
들어갔다.

엄청 춥다.
그래도 할 만하다.
산천어 축제보다 낫다.
산천어가 난이도 극상이었음.
그거 해봤으면
여기는 껌.

찬물 수영보다 찬물 샤워가 더 어려웠다
수영하고 샤워하러 갔다.

그 깨끗한 물에 들어갔으면
샤워는 안해도 이미 씻고 나온거 아닐까?
그래도 양심상 씻긴 해야겠지.
그런데 샤워기가 문제.
어느 쪽이 찬물이고
어느 쪽이 뜨거운 물인지 모르겠다.
둘 다 차갑다.
기다리다 그냥 씻었다.
다 씻고 나니 뜨거운 물이 나온다.
아….
샤워 15분 넘게 하지 말라는 경고문도 있다.
뒤늦게 나온 뜨거운 물로 몸만 조금 녹이고 나왔다.
휴식

낮에는 거의 종일 앉아서 영상 편집만 했다.
창밖 풍경은 좋고.
안은 따뜻하고.
와이파이도 되고.
이런 곳이면 하루쯤 더 있어도 좋겠다.
진짜 하루만 더 있고 싶다.
18살 숙소 매니저
짐을 싸고 체크아웃.
숙소 매니저는 18살이다.
이 집 딸.
나중에 이 숙소를 물려받을 거라고 한다.
사업에는 꽤 진심인데
말은 많이 없는 샤이한 스타일.
내가 만들어준 영상을 엄청 좋아했다.
나중에 실제 홍보에 사용할 수 있게
광고 영상으로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서 만들어주기로 했다.
여행 와서 별걸 다 한다.
다시 출발
사과. 음료. 땅콩.

간단히 사서 출발.
오늘 저녁부터 다시 긴 이동이다.
홉스굴에서 울란바토르까지.
거의 15시간.
연락이 없어도
앞으로 20시간 정도는 그냥 이동 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끔 신호 터질 때 연락할 예정.
막상 떠나려니 아쉽다.
너무 짧았다.

루미가
“벌써 집에 온다고요?”
한다.
거의 열흘간 떨어져 지낼것을 걱정했었는데,
매일 쏟아지는 카톡 덕분에 아빠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오히려 더 많이 소통하는 것 같다고.
나는 벌써 여행이 끝나는게 아쉽고,
우리 아이들은 내가 돌아온다는게 그다지 반갑지는 않는 상황
이정도면 합의하에 며칠 더 있으면 좋겠다.
율리시우스는 10년을 떠돌았는데,
나는 10일만에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하지 않을 수 없구나.
오는 길도 여행
차를 타고 나오는 길도 경치가 좋다.
핑크색 구름도 보인다.
현지에서는 저런 구름이 보이면
다음날 날씨가 따뜻할 거라고 해석한다고 한다.

이번 운전 기사님도 친절하다.
가는 길에 길을 막고 걸어가는 양떼나
말, 소 등을 보면 천천히 가거나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그냥 뭔 동물 떼만 보이면 다 세워주신다.
그런데 나는 보이지도 않는데
점만 보이면 그게 야크인지, 양인지, 염소인지, 말인지, 낙타인지 구분한다.
세상에 그게 보이나?



이렇게 먼 거리에서
아래사진 오른쪽에 저 점같은 것을 보고
낙타 떼 라고 말한다.
엥 저게 보인다고?

가까이 가는데, 진짜 낙타다.

생각보다 엄청 빠르다.
시속 40km는 넘는 듯.
말처럼 역동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상체를 움직이지 않고 발만 빠르게 뛰는 것이
타조 같기도 하다.
사진 찍으라고 일부러 속도도 줄여주셨다.
기사님 덕분에 아주 안전하게 가는 중.
1시간 30분 거리인데
혹시 몰라 3시간 전에 출발했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
적당한 곳에 내려달라고 했다.
대형마트 같은 곳이 있다.

분명 많이 있었을 텐데 여기가 지금까지 본중 가장 크다..
푸드코트도 있다.

여기서 저녁 해결.
밥 값은 약 8천원.

맛은 크게 기대 안 함.
그리고 사과.
오….
맛있다.
홍옥 같은 맛.
내가 지금까지 먹은 사과 중 제일 맛있다. 인생사과.

아쉽다
이제 진짜 이동 시작.
홉스굴을 떠난다.
며칠밖에 안 있었는데
생각보다 정이 많이 들었다.
너무 춥고.
전화도 안 터지고.
길도 잃고.
보트도 타고.
찬물에 수영도 하고.
밤에는 귀신 나올까 무섭고.
그래도 다시 오고 싶은 곳.
푹 쉬려고 왔는데
결국 또 이것저것 다 하느라 쉴틈이 없었다.
역시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여행은
잘 안 되는 사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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